엘리멘탈
Elemental
2023.6 개봉
픽사
불, 물, 공기, 흙 4개의 원소들이 살고 있는 '엘리멘트 시티'
픽사다운 특이한 발상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원소들의 특징을 아주 잘 살린 캐릭터들이 인상적이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고향 파이어랜드를 떠나온 앰버의 부모는
엘리멘탈에서 낡은 건물 하나를 매입해 가게를 운영한다.
아빠는 앰버에게 가게를 물려주고 싶어했고
앰버는 그때만을 고대하고 있다.
앰버의 한 가지 문제는 진상 손님을 대할 때
화를 조절할 수 없는 것이었는데
빅 세일 행사를 치르던 어느 날,
또 다시 화를 못 참고 지하에서 폭발한다.
그런데 그 때 파이프가 터지면서 물이 새기 시작했고
웨이드와의 첫 만남이 이루어진다.
파이어타운에 물이 들어오는 원인을 찾으며
둘은 가까워지고 풋풋한 연애 감성으로 데이트도 한다.
웨이드가 앰버의 모습을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볼 땐 내 마음도 설렌다.
다른 원소와는 섞이면 안된다는 앰버 아빠는
웨이드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지만
웨이드의 가족들은 앰버를 따뜻하게 맞이해주고
앰버의 유리 만드는 능력을 특별하게 생각해준다.
서로 섞이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손 한번 잡지 못하다가 결국 마음이 통해
손을 잡고 포옹까지 성공한다.
그저 따뜻해질 뿐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사실 앰버는 가게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이유가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란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빠의 착한 딸이 되어야 하고
자신은 불이니까 다른 모습으로 살아갈 수 없다고
스스로 생각을 가둬버린다.
가게를 물려받는 행사 날,
웨이드가 찾아와 앰버를 다시 한번 더 설득시킨다.
하지만 매몰차게 거절하는 앰버의 말에
웨이드는 떠날 준비를 한다.
물과 사귄다는 걸 알게 된 앰버 아빠는
가게를 물려줄 것을 취소하고
앰버는 고민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 때 임시방편으로 막아놨던 둑이 터지면서
파이어타운으로 물이 들이닥치게 되고
앰버를 구하러 온 웨이드는 증발해서 없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제야 앰버는 웨이드에게 사랑한다고 고백을 하지만
웨이드는 결국 증발해버린다.
웨이드를 잃고나서야 아빠에게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앰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가게 물려받기 싫어요.
아빠 꿈인 건 알지만
제 꿈은 아니에요.
죄송해요. 전 나쁜 딸이에요."
아빠는 앰버가 자신의 꿈이었다며
그런 앰버를 이해해주었고
증발했지만 갇힌 공간이라 벽에 스며있던 웨이드가
다시 살아나면서 둘은 천생연분이란 걸 증명한다.
가게는 단골 손님이었던 부부에게 넘겨주었고
앰버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유리 디자인 회사의 인턴으로 가게 된다.
이번 영화의 컨셉이 참 흥미로웠다.
원소를 이런 스토리로 풀어나가다니.
앰버가 입은 옷과 웨이드가 입은 옷의 재질이 다른 것도
눈길이 갔고, 앰버가 열기구를 띄우는 모습과
경기장에서 물의 원소들이 파도타기 하는 모습도 재밌었다.
정반대의 성질을 가진 앰버와 웨이드의 만남은
결혼을 한 나에게 많은 생각의 고리를 던져주었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손을 맞잡을 때 둘의 성질이 바뀌는 모습.
웨이드가 앰버의 열기에 증발할 때
괜찮다고 말하며 앰버의 일렁이는 빛을
끝까지 좋아해주는 모습에 감동 받았다.
물이라는 이유로 눈물이 참 많은 웨이드는
자존심보다 자기 감정의 표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아낌없이 사랑 표현을 하는
진정한 사랑꾼의 모습을 하고 있다.
아마 많은 여성분들이 바랐을 남성상이 아니었을까.
서로 다름을 존중하고 인정하는 둘의 모습에
지금의 내 남편과 나의 모습을 투영해본다.허허허...

기억나는 단어 하나가 있다.
디쇽
Embrace the light while it burns
becasue it won't always last forever.
'영원한 빛은 없으니 빛날 때 만끽하라.'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빛날 때라는 말이 있다.
이미 지나간 일과 앞으로 다가올 일은 지금 없으니
현실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말 아닐까.